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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7

세상에서 가장 비싼 와인

세상에서 가장 비싼 와인을 이야기할 때 늘 ‘로마네꽁띠’를 떠올립니다. 보르도 특등급 와인이나 뽀머롤의 전설적이라는 페트뤼스나 르팽조차도 로마네꽁띠를 비교하면 가격에 있어 초라해집니다.

그런데 로마네꽁티보다 비싼 와인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와인

스페인 마드리드 동남쪽 쿠엔카(Cuenca)의 라스 페드로네라스(Las Pedroñeras)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경매로 거래되며 16리터 한 병의 시작 가격은 34만 유로(4억4천6백만원)입니다. 이 와인은 스페인 화가 알베르또 로드리게스 세라노(Alberto Rodríguez Serrano)가 디자인한 병에 담은 힐라리오 가르시아 씨의 와인입니다.

불구에서 정상인으로

3대째 와인메이커인 힐라리오 가르시아(Hilario García) 씨는 와인도 만들지만, 세금.재무컨설턴트로도 일했습니다. 그러던 중 20년 전 어느날 갑자기 걸을 수 없게 되었고 검사 결과 척추협착증(spinal stenosis) 판단을 받습니다. 그를 담당한 모든 의사는 회복 불가능, 즉 다시는 걸을 수 없다는 비관적 결론을 내렸습니다.

현대의학이 해결할 수 없는 병에 걸린 가르시아 씨는 대체의학을 찾았습니다. 2005년 가르시아 씨는 마드리드의 한 클리닉을 방문했고, ‘오존테라피’ 치료를 받습니다. 오존테라피 한달만에 걸을 수 있게 되었고 2년 뒤 완전히 회복되었습니다.

오존 테라피

오존 테라피는 암, 에이즈, 경화증 및 여러 병의 치료, 특히 현대의학으로 쉽게 치유할 수 없는 질병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영향을 받는 한국은 오존치료법은 믿을 수 없는 위험한 것으로 여기고 불법입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여전히 연구 중이긴 하지만, 특히 독일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연구하고 실제 적용하고 있습니다. 오존 치료법이 유용한 것은 아직 완전히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몸속 산소수치를 높여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르시아 씨에 의하면, 오존 테라피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합니다.

오존 테라피, 사람 외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

회복 2년 후, 오존테라피의 기적을 와인에 적용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오존에 관한 집중연구 후, 우선 양파에 적용합니다. 가르시아 씨는 양파도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결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포도나무에 적용하기 시작합니다.

2007년 가르시아 씨는 물에 오존을 공급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듭니다. 그리고 포도밭의 관개에 오존수를 공급합니다. 그리고 포도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발견합니다. 포도는 더 빨리 자랐고 더 튼실했습니다. 가르시아 씨의 생각으론 산소가 풍부한 물을 준 덕에 포도나무가 땅 속 영양분을 더 잘 빨아들인다고 여깁니다.

또한 오존수는 유해한 병균, 바이러스, 곰팡이, 효모를 공격해 없애주며, 질병이나 해충으로 부터 안전하게 보호합니다. 오존수는 1800년대 부터 사용했으며, 살균효과가 염소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가르시아 씨의 포도나무는 19세기 필록세라에도 견뎠으며, 현재 일부는 120년 전, 할아버지가 심은 것이라 합니다.

아우룸레드 골드 AurumRed Gold

가르시아 씨의 새로운 방식 포도는 2009년 첫 수확을 했으며, 2012년 첫 출시를 했습니다. 특별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와인은 첫해에 4천유로(5백만원)에 판매되었습니다. 그렇지만,이내 중국에서 1만7천유로(2천2백만원)에 판매되었습니다.

이후 가격이 점차 올라 현재는 2만5천유로(3천3백만) 이상을 줘야 살 수 있습니다.

이 와인이 비싼 것은

오존테라피만으로 이 와인의 엄청난 가격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희소성입니다. 연간 3백 병이 생산되며, 150병을 판매하고 나머지는 후일 특정 빈티지를 찾는 사람은 위해 셀러에 보관합니다.

골드 시리즈 외에 실버 시리즈가 최대 6천 병 생산됩니다. 이 와인은 카베르네소비뇽 혼합 와인으로 더 어린 포도나무의 포도로 만듭니다. 오존방식은 마찬가지로 적용합니다. 실버 역시 반을 판매하고 반은 보관합니다. 실버는 병당 1,250유로(1백6십만원)입니다.

이 와인만의 특별함

이 와인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와인을 개봉 후, 몇달, 혹은 몇년이 지나도 와인은 상하지 않고 멀쩡하며 오히려 더 좋아진다고 가르시아 씨는 말합니다. 일반 와인은 산소 접촉으로 변질되고 상하지만, 아우룸레드는 개봉하고서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이보다 더 황당한 특징도 있습니다. 와인 잔을 시계 방향으로 돌릴 때와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릴 때, 와인의 맛과 향이 확연히 다르다고 합니다.

아우룸레드 테이스팅

이에 관한 기사를 쓴 기자 역시 가르시아 씨를 의심했으며 직접 테이스팅 했습니다. 스페인 소믈리에협회 회장, 그리고 스페인 엘파이스 신문의 음식전문기자와 함께 테이스을 했습니다. 잔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렸을 때 기자는 놀라움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시계 방향으로 잔을 돌렸을 때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잔을 돌렸을 때 맛과 향 모두 달랐다 합니다.

와인은 풀바디 스타일이며 오른쪽으로 돌렸을 때 진한 풍미가 더 강해졌고 균형잡힌 과일 향이 좋아, 오른쪽 방향으로 돌려 마셨을 때가 더 좋았다고 합니다. 반면 왼쪽으로 돌렸을 때는 가죽향, 블랙티 향과 함께 여러 층의 미네랄적 특성이 잘 나타났다 합니다.

와인에 적용되는 100여가지의 기술

오존의 적용은 가르시아 씨가 와인을 만들기 위해 적용하는 100여가지의 기술 중 하나일 뿐이라 설명합니다.

그외 가르시아 씨는 ‘피라미돌로지’라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이는 피라미드 형태의 물체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도움이 된다는 것으로, 와인에 공급하는 물탱크에 거대한 금속 피라미드를 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작가 마수루 에모토 씨도 그의 와인의 맛에 일조를 한 사람입니다. 그는 사람의 마음(consciousness)이 물의 분자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비과학적이라는 것으로 많은 비난을 받지만, 가르시아 씨는 그의 주장을 믿는 사람입니다. 포도밭에 일할 때, 그는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혼자서 일합니다. 다른 사람의 나쁜 기운이 포도에 들어가는 것을 원치않기 때문입니다.

 

───

 

아우룸레드 이야기를 접하고 마셔보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비싸다는 와인, 최고급이라는 와인을 다양하게 경험한 후 일부를 제외하면 비싼 와인에는 거의 관심이 없거나 피하지만, 아우룸레드는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오히려 자주 마실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험을 통해 주인과 포도밭에 따라 와인의 특징이 대체로 결정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비과학적이라 여기는 ‘사람의 마음’이 특히 ‘사람이 먹는 음식’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 중 한명입니다.

같은 재료, 같은 조건에서 음식을 만들 때, 기술도 영향을 주지만, 마음도 분명 영향을 준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기 때문입니다.

예전, 아내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요리할 때, 아주 많은 사람이 ‘이 집은 물도 맛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심지어 외국인까지 이에 동조하곤 했습니다. 가끔 싫어하는 손님이 오면, 아내는 인정치 않겠으나, 음식이 못한 것을 느낍니다.

지금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과 함께 일하기를 원하지만, 마음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가르시아 씨의 믿음처럼 저 역시 사람의 마음이 음식에 큰 영향을 준다고 믿기에 좋은 사람과 함께 일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엄마 밥이 제일 맛있다’는 이야기 역시 엄마가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 담기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엄마 밥이 자식의 밥을 넘어 ‘식당 밥’이 되었을 때 타인의 입맛을 잡기 어려운 이유이지 않을까요?

옛날 낫기 힘든 병에 걸렸을 때 몰래 다른 사람의 똥을 약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비과학적이고 무식한 방식에 모두 놀리거나 비난했지만, 이제 서서히 똥이 최고의 약이라는 것을 의학계는 알기 시작했고 근래 매우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증명할 능력이 부족하고 우리가 무지할 뿐, 경험으로 축적된 많은 ‘설’이 의외로 최첨단 과학일 수 있다는 점을 수용할 여지를 남겨두고 싶습니다. 과학이 세상의 많은 부분을 정복했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겠으나, 여전히 갈길이 멀고 너무나 부족하다 생각합니다.

가르시아 씨의 와인이 비과학적인 사람의 결과물인지, 아니면 현대과학을 뛰어넘는 최첨단 과학의 결과물인지 모르겠으나, 좋은 와인이란 느낌이 강해 언젠가는 접해보고 싶은 와인입니다.

201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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